같은 병이어도 개인에 따라 증상이 다르며 이 글은 오로지 본인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햇빛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래는 햇빛 알레르기 스테로이드 치료 후기입니다.
1. 발병시기와 원인
햇빛 알레르기는 30대 초반에 발병했습니다. 정확한 발병일은 2월 초. 패딩을 입고 생활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때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고 책을 사던 시기였습니다. 햇빛알레르기는 자가면역질환인데 그때 스트레스로 인해 발명한 거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패딩을 입고 생활에는 2월에 햇빛 알레르기의 발병은 이해되지 않으니까요.
2. 병의 증상
손목 위부터 팔꿈치까지의 바깥 부분이 새빨갛게 부풀어 오르고 극심한 가려움. 낮에는 수건에 찬물을 적셔 팔에 올려 두거나 팔을 살살 때리면서 의식적으로로 긁는 것을 억제했으나 밤에는 긴팔을 입고 자도 긁다가 깨는 자신을 발견함. 심하게 부풀어 오른 팔이 이주일 정도 지나자 부기가 빠지면서 팔의 허물이 벗겨짐. 부기가 빠지고 허물이 벗겨졌지만 가려운 증상은 나아지질 않음. 팔이 제일 심했지만 발병 초기에는 얼굴도 붓고 따갑고 아팠습니다. 이때 아토피라고 생각해 단식도 했음.
3. 동네 병원 전전하기
동네 피부과를 전전했습니다. 의사와 면담 시 아토피 증상으로 왔다고 하고 팔을 보여주니 의사도 아토피라고 했습니다. 동네 병원 3군데 정도 갔으나 어떤 의사도 유심히 팔을 봐주질 않았고 제가 원하는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해줬습니다.
그때까지는 아토피라고 확신하고 매일 인터넷에 아토피를 검색해 보면서 스테로이드의 부작용만 생각해 스테로이드 처방받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4. 햇빛 알레르기의 괴로움
병이 제일 심한 곳은 손목과 팔꿈치 사이지만 발목과 팔 위쪽, 어깨 부분도 조금씩 가려워졌습니다. 참을 수 없는 가려움과 우울함이 몰려듭니다. 이 병이 나을 수 없다는 절망적인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5. 스테로이드 치료
동네 병원이 아닌 상급 병원을 알아보다가 서울의 한 병원에 아토피 전문 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소아 아토피 전문이지만 방문해보기로 했습니다.
중랑구 신내동에 있는 서울의료원 이라는 상급병원입니다. 지금은 아토피과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제가 방문한 것은 10~12년 전입니다. 아토피과에 가서 의사에서 팔을 보여주니 의사가 아토피가 아니라고 합니다.
아토피는 살이 겹치는 팔꿈치 안쪽이 증상이 제일 심한데 저는 팔꿈치 안쪽은 너무 깨끗했습니다. 팔의 바깥 부분에만 증상이 있었기에 아토피가 아니니 피부과로 가라고 합니다.
머리를 한대 크게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동네 병원도 3곳은 갔는데 방문시마다 의사 모두 아토피로 왔다는 내 말에 한치 의심도 없이 팔을 보고 처방을 해줬습니다. 어떤 의사라도 팔꿈치 안쪽을 한번이라도 봐줬다면 그때 바로 햇빛 알레르기라는 병명을 알았을 텐데 말입니다.
피부과로 방문해서 아토피과에서 아토피가 아니라고 해서 왔다는 말을 했습니다. 의사에게 팔을 보여주고 증상을 말해주니. 책인지 모니터인지( 너무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 햇빛알레르기 환자의 사진을 보여줍니다. 몸에서 옷이 가려주는 부위가 아닌 어깨와 목, 가슴 윗부분에 빨갛게 염증이 생긴 환자의 사진이었습니다.
그날 루프스 검사도 하고 스테로이드 주사제도 맞고, 먹는 약과 스테로이드 연고도 처방받아 왔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니 빨갰던 몸이 핏기가 없어지면서 하얗다 못해 누렇게 됐습니다. 전신이 누렇게 동동 떴습니다. 밤에 자기 괴롭다는 말에 의사가 주사를 처방해 준 것 같습니다.
서울의료원을 방문하기 전부터 스테로이드에 대해 알아봤던지라(등급과 바르는 방법, 주기) 병이 나아지면서 혼자 스테로이드를 끊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봤던 스테로이드 바르면서 끊기. 일주일 바르면 하루 쉬고, 6일 바르고 하루 쉬고 이런 식. 지금 검색해보니 나오지 않네요) 스테로이드가 정말 무서운 약인 게 내가 얼굴에 바르지 않아도 얼굴까지 달라집니다. 팔에만 발랐는데도 얼굴 피부가 아기 피부처럼 깨끗하고 고와집니다. 저는 그게 달갑지는 않았습니다. 스테로이드에 대한 부작용이 무서웠기 때문에.
6. 그 후의 일상생활.
처음 스테로이드 발병하고 나서는 겨울을 제외한 봄, 여름, 가을엔 외출 시에 무조건 챙이 넓은 아줌마 모자. 챙이 좁은 야구 모자나 벙거지도 안됨. 그때 그런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게 창피하다는 생각보다 병의 괴로움이 컸기에 무조건 햇빛이 강한 시간에는 모자를 쓰고 생활했습니다. 반팔을 입는 여름에는 팔토시를 꼭 착용했습니다. 여름에 너무 더워서 두꺼운 긴팔을 입을 수가 없고 얇은 긴팔을 입으면 옷 안에 팔토시를 또 착용해야 했기에.
지금은 여름에 팔토시를 착용하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10년 전에는 거의 없었습니다. 나는 팔토시 착용이 아무렇지 않은데 오히려 주변에서 보기 미우니 긴팔을 입으라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스테로이드 치료 이후 밤에 가려워서 자다 깨는 일이 없고 더 이상 가렵지도 않고 여름에는 꼭 팔토시를 착용하고, 여름이 아닌 계절에도 아줌마 모자를 쓰고 다녔기에 몇 년간은 다시 스테로이드를 쓸 일이 없었습니다.
7. 다시 한번 더 발병.
처음 발병 후 3~4년 정도 지났던 때로 기억합니다.
6월이었는데 팔토시를 안 하고 반팔위에 구멍이 송송 뚫린 여름 잠바를 입고 외부에서 5시간 정도 있었는데 그게 화근이었습니다. 다시 팔이 가렵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동네 피부과를 방문해 내가 이러이러한 적이 있어서 이렇게 치료를 했는데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때는 병이 심하지 않았지만 최악의 상황을 겪었기에.
8. 완치는 없다.
두 번째 발병 후로 7년 정도 지났습니다. 여전히 여름에는 무조건 팔 토시를 해야 하고. 햇빛이 밝은 시간대에는 챙이 넓은 모자를 써야 합니다. 이제는 이런 생활이 너무 익숙해서 모자와 팔토시가 나와 한몸처럼 느껴집니다. 예전에 손등은 괜찮았는데 올해 여름에는 손등에 작은 수포가 생겼습니다. 팔토시를 한 곳은 괜찮았는데 밤에 손등이 약간 느낌이 이상하더니 다음날 보니 수포가 올라왔습니다. 이제는 여름에 장시간 외출 시에는 손등도 가려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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